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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18:34

카톡 92.5%, 당근 88.3%, 챗GPT 68.1%: 한국 플랫폼 시장의 쏠림을 읽는 법

한국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서 메신저, 중고거래, 생성형 AI의 1위 쏠림을 추상적인 앱 아이콘과 막대그래프로 표현한 대표 이미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5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플랫폼은 많아졌지만, 생활 필수 영역의 1위는 더 단단해졌다”는 점입니다.

메신저는 카카오톡 92.5%, 중고거래는 당근마켓 88.3%, 생성형 AI는 챗GPT 68.1%가 주 이용 플랫폼 1위로 조사됐습니다. 각각 성격은 다릅니다. 카카오톡은 사회적 연락망,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 거래망, 챗GPT는 업무·학습용 지식 도구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 번 1위가 된 플랫폼이 이용자의 일상 습관과 관계망을 붙잡으면 2위와의 격차가 매우 크게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부터 69세까지의 성인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디지털 플랫폼 이용 경험을 물은 결과입니다. 부가통신사업자 조사에서는 2024년 기준 부가통신서비스 매출이 502조9,000억 원, 디지털플랫폼 매출이 161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플랫폼은 이제 특정 IT 기업의 사업 모델이 아니라, 소비·소통·검색·거래·학습을 떠받치는 생활 인프라입니다.

2025 실태조사 전체 결과: 큰 그림 먼저 보기

카카오톡, 당근마켓, 챗GPT의 1위 독주만 보면 이번 조사가 특정 서비스의 인기 순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의 2025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는 훨씬 넓은 그림을 보여줍니다. 시장 규모, 사업자 구조, 이용자의 멀티호밍, 구독 경제,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까지 함께 봐야 플랫폼 쏠림의 의미도 제대로 읽힙니다.

Survey Snapshot

2025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핵심 숫자

2025년 조사는 이용자 행태와 사업자 현황을 함께 본 자료입니다. 사업자 매출 통계는 2024년 기준으로 집계됐습니다.

부가통신서비스 매출

502.9조 원

전년 대비 15.3% 증가하며 전체 시장이 5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디지털플랫폼 매출

161.5조 원

디지털 플랫폼 매출도 전년 대비 5.4% 늘며 시장 성장을 뒷받침했습니다.

전자상거래 멀티호밍

83.9%

여러 플랫폼을 함께 쓰는 비율이 가장 높은 영역입니다. SNS 79.9%, 검색포털 76.9%도 높았습니다.

전자상거래 멤버십 구독

75.9%

OTT 멤버십 구독률 53.9%보다 높아, 쇼핑 멤버십이 생활형 구독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사업자 구조를 보면 음식 배달, 여행·숙박 예약 같은 서비스 제공형이 30.9%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자상거래 중심의 재화 거래형은 27.1%, 검색·게임 등 콘텐츠 제공형은 15.5%였습니다. 플랫폼 시장을 “검색과 쇼핑”만으로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배달, 예약, 게임, 콘텐츠, 중고거래, AI까지 부가통신사업의 범위가 생활 전반으로 넓어졌습니다.

사업자 다각화도 중요한 흐름입니다. 조사 대상 사업자의 68.2%는 2개 이상의 서비스 유형을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플랫폼 기업이 하나의 서비스만 운영하는 시대가 아니라, 검색에서 쇼핑으로, 쇼핑에서 멤버십으로, 멤버십에서 콘텐츠·결제·광고로 확장하는 복합 생태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용자 행태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의 일상화가 확인됩니다. 검색, 메신저, 지도, 전자상거래, 동영상 공유 서비스는 최근 3개월 이용률이 90%를 넘었습니다. 매일 이용하는 서비스로는 메신저와 검색이 강했습니다. 여기서 카카오톡과 네이버 같은 서비스가 단순 앱을 넘어 생활의 기본 진입점이 되는 이유가 드러납니다.

구독 경제도 눈에 띕니다. 전자상거래 멤버십은 응답자의 75.9%가 이용했고, 쿠팡와우, 네이버플러스, 신세계 유니버스, 우주패스 등이 주요 선택지로 조사됐습니다. OTT 멤버십은 53.9%가 구독 중이었습니다. 다만 OTT 번들링은 이용 경험은 넓어졌지만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파급력은 제한적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은 성장의 이면을 보여줍니다. 사업자들은 최신 기술을 다룰 전문인력 확보, 정부 지원 부족, 네트워크·시스템 인프라 비용 부담을 주요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플랫폼 매출은 커졌지만, AI·데이터·보안·클라우드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과 인력 경쟁도 함께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 봐야 할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부가통신 시장이 이미 500조 원대 생활 인프라 산업으로 커졌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용자가 여러 플랫폼을 함께 쓰는 영역과, 특정 1위 플랫폼에 강하게 고착되는 영역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아래의 1위·2위 격차는 바로 그 두 번째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1위와 2위의 차이: 쏠림은 숫자로 더 선명하다

첨부된 1위·2위 목록을 함께 보면 쏠림은 특정 세 서비스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검색 포털, 메신저, 동영상 공유, 앱마켓, 중고거래처럼 일상 진입점이 되는 서비스에서는 1위와 2위의 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반면 SNS, 음식배달, 플레이스처럼 이용 목적이 더 세분화되거나 여러 앱을 함께 쓰기 쉬운 영역은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습니다.

분야1위2위1·2위 격차
검색 포털네이버 67.5%구글 17.0%50.5%p
메신저카카오톡 92.5%인스타 DM 2.1%90.4%p
SNS인스타그램 35.9%네이버카페 12.7%23.2%p
전자상거래쿠팡 53.6%네이버쇼핑 23.6%30.0%p
앱마켓구글플레이 64.6%애플 앱스토어 20.4%44.2%p
동영상 공유유튜브 78.0%인스타릴스 9.8%68.2%p
음식배달배달의민족 50.6%쿠팡이츠 29.5%21.1%p
생성형 AI챗GPT 68.1%제미나이 13.8%54.3%p
플레이스네이버지도 50.7%티맵 23.5%27.2%p
중고거래당근마켓 88.3%중고나라 5.9%82.4%p

Gap Ranking

1위와 2위 격차로 본 플랫폼 쏠림 순위

막대는 가장 큰 격차인 메신저 90.4%p를 100으로 놓고 상대 길이를 표시했습니다.

메신저
카카오톡 92.5%인스타 DM 2.1%
90.4%p
중고거래
당근마켓 88.3%중고나라 5.9%
82.4%p
동영상 공유
유튜브 78.0%인스타릴스 9.8%
68.2%p
생성형 AI
챗GPT 68.1%제미나이 13.8%
54.3%p
검색 포털
네이버 67.5%구글 17.0%
50.5%p
앱마켓
구글플레이 64.6%애플 앱스토어 20.4%
44.2%p
전자상거래
쿠팡 53.6%네이버쇼핑 23.6%
30.0%p
플레이스
네이버지도 50.7%티맵 23.5%
27.2%p
SNS
인스타그램 35.9%네이버카페 12.7%
23.2%p
음식배달
배달의민족 50.6%쿠팡이츠 29.5%
21.1%p

이 표에서 가장 극단적인 쏠림은 메신저입니다. 카카오톡과 2위 인스타 DM의 차이는 90.4%포인트입니다. 중고거래도 당근마켓과 중고나라의 격차가 82.4%포인트로 큽니다. 동영상 공유 역시 유튜브와 인스타릴스 사이에 68.2%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반면 음식배달과 SNS는 1위가 강하긴 하지만 2위도 의미 있는 점유를 확보해 상대적으로 경쟁 압력이 남아 있는 영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Platform Concentration

주 이용 플랫폼 1위 vs 2위 격차

단위는 주 이용 플랫폼 비율입니다. 막대 길이는 100% 기준이며, 격차가 클수록 1위 플랫폼의 고착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신저

격차 90.4%p

카카오톡92.5%
인스타그램 DM2.1%

중고거래

격차 82.4%p

당근마켓88.3%
중고나라5.9%

생성형 AI

격차 54.3%p

챗GPT68.1%
제미나이13.8%

위 그래프를 보면 쏠림의 성격이 조금씩 다릅니다. 카카오톡은 거의 사회 기반 시설에 가깝습니다. 당근마켓은 지역 생활권 네트워크를 장악했습니다. 챗GPT는 상대적으로 신생 시장인데도 2위와 54.3%포인트 차이를 냈습니다. 시장이 오래됐기 때문에 쏠린 것이 아니라, 특정 서비스가 “기본값”이 되는 순간 쏠림이 매우 빠르게 형성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카카오톡 92.5%: 메신저는 기능보다 관계망이다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톡의 92.5%는 단순한 선호도라기보다 사회적 연결망의 결과입니다. 메신저는 “내가 좋아하는 앱”만으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가족, 친구, 회사, 거래처, 학교, 모임이 모두 쓰는 서비스여야 합니다.

이런 서비스는 네트워크 효과가 가장 강하게 작동합니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더 쓸 이유가 생기고, 더 많이 쓸수록 빠져나가기 어려워집니다. 대화방, 사진, 파일, 오픈채팅, 선물하기, 송금, 알림 습관까지 쌓이면 메신저는 앱이 아니라 생활 기록 저장소가 됩니다.

그래서 메신저 분야의 경쟁은 “기능이 더 좋다”만으로는 어렵습니다. 2위 서비스가 더 빠르거나 예뻐도, 내 주변 사람들이 옮겨오지 않으면 주 이용 메신저가 되기 어렵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메신저의 플랫폼 전환 경험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당근마켓 88.3%: 중고거래의 핵심은 가격보다 동네 신뢰다

중고거래에서 당근마켓이 88.3%를 기록한 것은 흥미롭습니다. 중고거래는 언뜻 보면 가격 비교가 쉬운 시장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물건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거리, 신뢰, 거래의 편의성입니다.

당근마켓은 전국 단위 오픈마켓보다 “우리 동네에서 지금 만날 수 있는 사람”을 앞세웠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플랫폼의 가치가 상품 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내 생활 반경 안에 얼마나 많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당근마켓의 쏠림은 카카오톡과 닮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카카오톡은 인간관계망이 강점이고, 당근마켓은 지역 거래망이 강점입니다. 특정 동네에서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매물도 늘고, 거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고, 다시 이용자가 늘어납니다. 지역 단위 네트워크 효과가 겹겹이 쌓인 셈입니다.

중고거래 분야의 멀티호밍 비율이 25.9%로 낮게 나타난 것도 눈에 띕니다. 전자상거래처럼 여러 쇼핑몰을 가격 비교하듯 오가기는 하지만, 중고거래에서는 “실제로 거래가 잘 되는 곳” 하나에 머무르는 경향이 더 강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챗GPT 68.1%: AI 시장도 벌써 기본값 경쟁에 들어갔다

생성형 AI는 메신저나 중고거래보다 훨씬 젊은 시장입니다. 그런데 챗GPT는 이미 68.1%로 제미나이 13.8%를 크게 앞섰습니다. 이 수치는 AI 시장에서도 “처음 익숙해진 도구가 기본값이 되는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생성형 AI는 검색을 일부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생성형 AI 이용자의 상당수는 기존 검색 기능의 절반 이상을 AI가 대체했다고 답했습니다. 20대의 생성형 AI 이용률도 92.6%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챗GPT의 강점은 단순히 모델 성능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AI에게 물어본다”는 행동을 처음 배운 브랜드라는 점이 큽니다. 검색은 네이버나 구글에서 시작한다는 습관이 있듯, 생성형 AI에서는 챗GPT가 첫 관문이 된 것입니다.

다만 AI 시장의 쏠림은 메신저와 다르게 움직일 여지도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이용자 중 2개 이상 플랫폼을 쓰는 멀티호밍 이용자가 절반을 넘었습니다. 답변 스타일, 이미지 생성, 코딩, 문서 요약, 검색 연동 등 쓰임새가 갈리면 이용자는 여러 AI를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즉 챗GPT가 1위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시장 구조가 완전히 굳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쏠림을 만드는 네 가지 힘

이번 조사를 플랫폼 관점에서 읽으면 1위 독주를 만드는 힘은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다른 사람이 많이 쓰기 때문에 나도 써야 하는 구조입니다. 카카오톡과 당근마켓이 대표적입니다.

둘째, 습관과 익숙함입니다. 검색, 메신저, 동영상, AI처럼 매일 쓰는 서비스는 사용법을 다시 배우는 비용이 큽니다. 이용자는 더 좋은 서비스보다 손에 익은 서비스를 선택하기 쉽습니다.

셋째, 데이터와 기록입니다. 대화방, 거래 후기, 검색 이력, 추천 기록, 프롬프트 저장 내역이 쌓이면 플랫폼을 바꾸는 비용이 올라갑니다.

넷째, 번들링과 생태계 확장입니다. 멤버십, 결제, 배송, 콘텐츠, 클라우드, 광고가 묶이면 서비스 하나를 바꾸는 일이 생태계 전체를 바꾸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기업과 정책은 무엇을 봐야 할까?

기업 입장에서는 “1위가 너무 강하다”는 말만으로는 전략이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시장에서는 멀티호밍이 가능하고, 어떤 시장에서는 거의 불가능한지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전자상거래와 SNS는 여러 플랫폼을 함께 쓰는 비율이 높습니다. 가격, 상품, 콘텐츠, 커뮤니티가 달라지면 이용자가 쉽게 오갑니다. 반면 메신저와 중고거래는 관계망과 지역망이 묶여 있어 전환이 어렵습니다. 후발주자는 같은 기능으로 정면승부하기보다, 특정 연령층·전문 분야·지역·업무 맥락처럼 새로운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틈을 찾아야 합니다.

정책 관점에서는 쏠림 자체를 무조건 문제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이용자에게 편리함과 안정성을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위 플랫폼이 생활 필수 인프라가 되면 장애, 수수료, 데이터 활용, 이용자 보호, 입점 사업자 조건 같은 이슈의 사회적 파급력이 커집니다.

따라서 정책의 초점은 “1위를 벌주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전환권과 데이터 이동성, 공정한 입점 조건, 장애 대응 체계, 투명한 알고리즘 설명을 강화하는 쪽에 놓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한국 플랫폼 시장은 경쟁 중이지만, 기본값은 이미 정해지고 있다

2025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는 한국 디지털 플랫폼 시장의 두 얼굴을 보여줍니다. 시장 규모는 커지고, 이용자는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쓰고, 생성형 AI 같은 새 시장도 빠르게 열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메신저, 중고거래, 생성형 AI처럼 생활의 핵심 접점에서는 1위 플랫폼의 독주가 매우 선명합니다.

카카오톡 92.5%, 당근마켓 88.3%, 챗GPT 68.1%라는 숫자는 단순한 인기 순위가 아닙니다. 플랫폼이 사람의 관계, 동네 생활, 지식 탐색 습관을 붙잡았을 때 얼마나 강력한 기본값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좋은 앱을 만들었는가?”보다 “누가 이용자의 생활 흐름 안에서 바꾸기 어려운 자리를 차지했는가?”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자료